위치 : 충청북도 음성군 맹동면
용도 : 단독주택
규모 : 지상 2층
면적 : 70.51 ㎡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마감 : 치장벽돌, 노출콘크리트
기간 : 2018 - 2019
사진 : 이택수
맹동주택은 충북 한 시골마을에 자리한 주말주택이다. 대지의 서쪽 편에는 건축주 부부가 주말마다 정성을 쏟는 긴 텃밭이 있고 그 바깥쪽으로는 큰 도로가 있는데, 텃밭과 도로 사이에는 길이 나면서 잘리고 남은 좁은 숲이 있어 외부의 시선에서 대지를 보호해준다. 대지 동쪽으로는 멀리 펼쳐진 산자락을 배경으로 마을의 크고 작은 밭들이 웅긋중긋하게 늘어서 있다.
남쪽으로 200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는 조그만 언덕이 있는데, 언덕 꼭대기에 붉은 벽돌로 반듯하게 지어진 성당 건물이 이 집을 바라보고 서있다. 성당의 중앙에는 종탑이 솟아있고 그 앞에 세워진 작은 성모상이 집의 마당을 내려다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건축주는 견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당초 집이 성당을 곧바로 바라보도록 설계하였는데, 후에 건축주 요청으로 집의 방향을 약간 틀었다. 내려다보는 성모님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것이 조금 불경하다고 느낀 탓이었다.
건축주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구성된 검박한 집을 원했다. 게스트룸을 겸한 거실, 작은 주방과 식당, 욕실이 딸린 2층 방 하나. 건물의 외관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각 공간을 하나의 모듈로 계획했다. 2층 방을 식당 위에 올리니, 높고 낮은 두 개의 큐브가 형성됐다. 남쪽을 향해 두 매스를 배치하되, 나란히 놓지 않고 서로 어긋나게 두었다. 어긋난 두 매스 사이에 두 개의 작은 외부공간이 생겼는데, 하나는 북쪽 길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현관 앞 진입공간이 되었고 나머지 하나는 거실과 식당을 연결하는 안마당이 되었다.
창들은 모두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계획되었다. 거실 창은 길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게 높이면서 가로로 길게 찢어 동쪽 산등성이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게 하였고, 2층 방의 창은 남쪽의 채광을 확보하면서 성당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계단실에는 고측창을 통해 늦은 오후의 낮은 햇빛이 벽면에 떨어지게 하였고, 욕실의 창은 풍경을 담는 액자처럼 활용하였다.
이 집의 백미는 단연코 조경이다. 외부공간을 계획하면서 식재는 그 영역만 잡아놓았는데, 시공단계에서 건축주가 직접 수종을 골라 식재하였다. 특히 집 남쪽의 넓은 마당에는 건축주가 몇 년 전부터 미리 심어놓은 나무들과 풀꽃들이 어우러져 정원이 완성되었는데, 멀리 보이는 성당의 모습과 포개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